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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
기다림의 기하학
자라 바크시
에세이
... 카슈미르

2024년 예비 현지조사를 하는 동안, 나는 허가를 받는다는 것이 끝없는 기다림의 복도를 통과하는 여정이라는 것을 다시 배웠다. 신분증 사본, 도장이 찍힌 서류, 소속 증명서로 가득한 서류철로 무장한 채, 나는 내 목적을 입증하는 관료적인 증거들을 모았다.

사르카리 다프타르(sarkaari daftar, 관공서)에서 서류철은 단순 서류 묶음이 아니다. 그것은 한 책상에서 다른 책상으로 움직이고 관료주의의 미로를 헤쳐나가는, 여행을 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이 다프타르(daftar)에서는 아침이 오후로 스며들기 일쑤다. 서류들은 캐비넷으로 사라졌다가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시 나타난다. 이 시스템을 뚫고 나아가려면 끊임없이 적응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연구 허가를 받는 문제가 아니며, 그와는 전혀 다르게 이것은 공간의 리듬을 배우는 문제다. 언제 밀고나가야 하는지, 언제 기다려야 하는지, 언제 뒤로 사라져야하는지를 알고, 내가 남겨둔 서류의 흔적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오전 10시 50분 : 긴 복도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다. 형광등의 단조로운 웅웅거림과 초조한 발걸음 소리가 주위를 감싼다. 1시간 가량을 기다린 후에 마침내 사무실로 안내 받는다. 관료는 앞에 놓인 서류에서 눈을 돌려 고개를 들지도 않는다. 그는 다른 사르카리 다프타르로 안내하며 말한다. “부서장 앞으로 신청서를 작성하십시오.” 나는 도장을 기다리는 서류처럼, 그 지시를 받고 자리를 뜬다.

오후 2시 : 새로운 다프타르에서, 몇 시간의 방황을 느낀 끝에 드디어 서류를 제출할 사무실을 찾아낸다. 돌아온 것은 서류를 책상에 두고 며칠 후에 다시 오라는 말 뿐이다. 나는 이곳에서 서류가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 알았기에 망설인다. 나는 계속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나는 벽 옆의 의자에 앉으라는 말을 듣는다. 방 안에는 먼지와 눅눅한 종이 냄새가 배어 있다. 천장 선풍기가 방 한쪽의 열기를 다른 쪽으로 밀어낸다. 몇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야 누군가 다음 승인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서명을 받아 돌아온다.

한걸음 가까워졌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나와 서류가 이 시스템을 완전히 돌기 전까지 다른 관료의 책상 몇 군데를 더 거쳐야 한다.

며칠 뒤, 오전 11시 : 마침내 끝이 보이는 듯했을 때, 새로운 방해물이 생긴다. 또 다른 고위 관료가 내 서류를 쥐고 있다. 그는 내 서류를 훑어보다 멈춘다. “외국 학생이요?”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는다. 나는 설명하려 애쓴다. “저는 여기 사람이고, 여기는 제 고향입니다. 미국에서는 유학 중일 뿐입니다.” 그러나 내 말들은 시스템에 깊이 박힌 선입견의 그물망 속으로 녹아 사라진다.

나는 당황한 채 그의 앞에 앉아 있다. 내 연구가 실현 가능한지를 회의하기 시작하면서 이 과정의 무게감이 서서히 실감났다. “계획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까?” 그가 파일을 넘기는 동안 나는 그를, 이 방을, 이 상호작용의 리듬을 관찰한다. 그의 창 밖에서 누군가가 차이티를 시킨다. 창 안에서는 시계가 신경 쓰일 만큼 크게 똑딱거린다. 직원은 서류를 닫았다가, 다시 연다. 마치 그 무게를 다시 가늠하듯.

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거절도, 승인도 없다. 서류는 그의 책상 위에 남겨져 있다. 나는 며칠 뒤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듣는다.

이 다프타르에서, 권력은 멈춤을 통해 펼쳐진다. 순환을 통해. 필요 이상으로 서류를 쥐고 있으려는 사소한 결정을 통해.

관청을 나설 때쯤, 밖의 햇살은 눈을 찌른다. 복도는 아침보다 더 좁게 느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서류와 허가서를 들고 몰려들었다. 나는 어느새 진전을 허가가 아닌 생존으로 측정하기 시작했다. 서류는 옮겨졌을까? 돌아왔을까? 사라졌을까?

그리하여, 나는 학계의 시간과는 일치하지 않는 시간 체계에 항복한다. 첫 번째 교훈은 기다림에 관한 것이고 이 기다림은 선형적이지 않다. 기다림은 맴돈다(loops). 기다림은 다시 접혀 돌아온다. 이는 내부자와 외부자, 시민과 외국인, 허가와 가능성 사이의 경계를 다시 긋는다.

관청 안 어딘가에서 내 서류는 한 책상에서 다른 책상으로의 느린 이주를 계속하고 있다.

나는 걸어 나온다. 서류가 계속 움직이는 한, 나 또한 그렇다는 것을 깨달으며.